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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궁금증

동태, 북어, 코다리는 사실 다 같은 생선이다? 명태의 35가지 이름

by ✍︎〠✷ 2022.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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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태 눈깔 할 때 그 동태, 급식에 맨날 나오던 코다리찜, 술안주로 나오는 노가리. 대체 어떤 물고기일까요? 우리가 먹는 다양한 생선들이 사실은 다 같은 생선이었습니다. 오늘은 35가지의 이름을 가진 명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명태의 명칭

명태는 명천에 사는 어부 중 성이 태 씨인 사람이 물고기를 낚았는데, 이름을 몰라 지명의 명자와 잡은 사람의 성을 따서 명태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다른 기원으로는, 명태 간으로 기름을 짜 등불을 밝혔기 때문에 밝게 해주는 물고기라는 의미로 명태라고 불렀다고도 하고, 영양 부족으로 눈이 잘 보이지 않는 농민들 사이에서 명태 간을 먹으면 눈이 밝아진다는 말이 돌아 명태라고 불렸다는 설도 있습니다. 명태는 상태나 잡는 방법, 잡힌 장소 및 시기에 따라 다르게 부르는 이름이 많은 물고기입니다.

  • 생태 : 싱싱한 생물 상태
  • 동태 : 얼린 상태
  • 북어 : 말린 상태 / 북방 바다에서 잡힌 명태
  • 건태 : 말린 상태
  • 황태 : 말린 명태를 한 겨울철에 일교차가 큰 덕장에 걸어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얼고 녹기를 스무 번 이상 반복해 노랗게 변한 상태
  • 찐태 : 덕장에서 말릴 때 날씨가 따뜻해 물러진 상태
  • 더덕북어 : 얼어붙어 더덕처럼 마른 상태
  • 노랑태 : 노란색이 나는 명태
  • 코다리 : 내장과 아가미를 빼고 4~5마리를 한 코에 꿰어 꾸덕하게 말린 상태
  • 백태 : 기온차가 커서 하얗게 말린 상태
  • 흑태 : 검게 말린 상태
  • 깡태 : 딱딱하게 마른 상태
  • 파태 : 몸뚱이가 제모양을 잃어버린 상태
  • 골태 : 잘못 익어 속이 붉고 딱딱해진 상태
  • 무두태 : 머리를 떼고 말린 상태
  • 짝태 : 배를 가른 상태
  • 간태 : 소금에 절인 명태
  • 꺽태 : 산란 직후 잡힌 뼈만 남은 명태
  • 애기태 : 어린 명태
  • 애태 : 어린 명태
  • 노가리 : 어린 명태
  • 선태 : 갓 잡힌 명태
  • 춘태 : 3~4월 봄에 잡힌 명태
  • 추태 : 가을에 잡힌 명태
  • 막물태 : 끝물에 잡힌 명태
  • 사태 : 음력 4월에 잡힌 명태
  • 오태 : 5월에 잡힌 명태
  • 망태 : 그물로 잡은 명태
  • 그물태 : 유자망 그물로 잡은 명태
  • 조태 : 주낙 낚시로 잡은 명태
  • 낚시태 : 낚시로 잡은 명태
  • 원양태 : 원양에서 잡은 명태
  • 지방태 : 근해에서 잡은 명태
  • 강태 : 강원도 연안에서 잡은 명태
  • 간태 : 간성에서 잡은 명태
  • 왜태 : 함경도 연안에서 잡힌 작은 명태
  • 섣달받이 : 함경남도에서 섣달에 잡은 명태
  • 동지받이 : 동지 전후에 잡은 명태

 

명태는 어떤 물고기?

명태는 머리와 입이 커서 대구라고 불리는 대구과 물고기로 한류성 어종입니다. 대구와 생김새가 비슷하나 대구보다 홀쭉하고 길쭉한 모습입니다. 몸은 가늘고 길며, 전체에 특이한 무늬가 덮여있고 머리가 큰 편입니다. 눈은 크고 아래턱은 위턱에 비해 앞으로 튀어나와 있으며, 아래턱에 짧은 포인트 수염 1개가 있습니다. 등지느러미는 3개, 뒷지느러미는 2개이며, 꼬리지느러미 뒤 끝 가장자리는 수직형입니다. 암컷과 수컷은 형태상으로는 거의 차이가 없다고 합니다. 대구는 명태와 달리 아래턱에 1개의 긴 수염이 있고, 가슴지느러미가 제1등지느러미 기저의 뒤끝에 달하지 못하며, 위턱이 머리의 앞쪽으로 튀어나와 있어 명태와 잘 구분됩니다.

명태는 수온이 1~10도인 찬 바다에 사는데, 연령에 따라 서식 장소가 다릅니다. 성어는 수온이 10~12도 정도가 되는 북태평양 지역의 대륙사면 근처에서 서식하나, 어린 명태는 보다 차가운 수온에서도 견딜 수 있기 때문에 온도가 1~6도 정도인 더 깊은 바다에 서식합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러시아, 일본의 주요 수산물로 주낙이나 그물을 이용해 잡고 연중 대부분의 시기에 포획이 이루어집니다. 명태는 예로부터 제사와 고사, 전통혼례 등 관혼상제에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생선으로 여겨졌습니다. 때문에 여러 가지 조리 방법과 포획 방법이 많고, 그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제각각인 것입니다.

명태는 암수가 서로 나뉘어 떼를 지어 생활하다가 3~5살 사이에 짝짓기를 시작하며 암컷이 알을 낳은 뒤에 수컷이 정자를 뿌려 수정시키는 체외수정이 일어납니다. 이러한 산란과정은 90~200m 깊이의 바다에서 1년 중 한 달간 벌어집니다. 암컷은 약 10~100만 개의 알을 낳고, 이 알은 바닷물에 떠다니다가 9~28일이 지난 뒤에 부화하게 됩니다. 치어기에는 주로 밤에 수면 위로 떠올라 플랑크톤을 먹고, 성체가 되면 작은 갑각류나 물고기를 잡아먹습니다. 무리를 지어 이동하고 생활하며, 집단이 커진 경우에는 종종 서로를 잡아먹기도 합니다. 명태의 수명은 약 12~16년 정도로, 가장 오래 산 경우 31년까지 살았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명태의 제철은 겨울철인 1~2월이며 머리, 꼬리, 살, 내장 등은 모두 식재료로 이용됩니다. 살코기와 곤이는 국이나 찌개용으로 이용되며, 알과 창자는 각각 명란젓, 창난젓으로 이용됩니다. 단백질이 풍부하며 류신과 라이신 등의 필수 아미노산이 다양하게 들어있습니다. 또, 명태는 숙취해소, 각종 심혈관 질환 개선, 다이어트 도움, 체력 보강, 두뇌발달, 피부 알레르기 개선 및 주름 개선, 노화방지, 수족냉증 도움, 눈 건강 등 다양한 효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명태를 이용한 음식으로는 동태탕, 생태찌개, 생태 매운탕, 황태구이, 황태찜, 북엇국, 북어무침, 코다리찜 등이 있습니다.

 

명태, 한국에서는 멸종?

국산-명태-멸종
국산 명태 멸종

이렇게나 많은 이름을 가지고 있고, 많은 조리법을 가지고 있는 명태가 한국에서는 없어졌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현재 우리나라에서 소비되는 90% 이상의 명태는 러시아로부터 어획권을 사 러시아 해역에서 잡아온 것들입니다. 1970년대에는 수십만 톤, 1980년대까지만 해도 한 해 7만 톤 이상이 잡혔지만, 1990년에 들어서는 어획량이 급감하고 급기야 2008년에 들어서는 공식 어획량이 0으로 보고되면서 완전히 멸종되었습니다. 우리나라 바다에서 명태가 사라진 이유로는 3가지 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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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류성 어종인 명태는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바다 온도가 올라가면서 러시아에 올라간 뒤 내려오지 않고 있다.
  2. 버릴 것 하나 없는 명태는 그동안 너무 마구잡이로 잡아들인 탓에 어종 생태계가 무너져 씨가 말라버렸다.
  3. 노가리(어린 명태)를 너무 많이 잡아 씨가 말라버렸다.

2015년부터 우리나라 해양수산부에서는 명태의 치어인 노가리를 수십만 마리 방류하는 명태 방류 사업에 이어 명태 양식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2015년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유는 동해에서 명태가 사라지게 된 원인 진단부터 잘못되었기 때문입니다. 노가리를 많이 잡아 명태 씨가 말랐다는 이야기가 30년 가까이 전설처럼 내려오고 있는데, 이것을 뒷받침하는 논문과 연구보고서는 전 세계를 눈 씻고 찾아봐도 단 1편도 없습니다. 노가리를 많이 잡은 것이 아니고 망목 크기를 줄였더니 노가리가 많이 잡힌 것뿐입니다. 명태가 많이 잡히는 시기에는 당연히 새끼 명태인 노가리도 많이 잡힐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해양수산부에서도 명태 방류 사업을 하며 기후변화 가설을 검토했지만 배제되었습니다. 1990년대 전후로 강원도 고성 앞바다의 수온 변화가 그렇게 크지 않았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성급한 판단으로, 같은 동해라도 북한 앞바다와 남한 앞바다의 수온 변화는 달랐습니다. 수심 100~200미터 온도를 보면 고성 앞바다에서는 1990년대 이후 큰 수온 변화가 없었으나 북한 해역인 함흥과 명태 주산란장인 원산 앞바다에서는 수온이 크게 상승하였고 반대로 동해 남단인 영일만의 경우 오히려 내려갔기 때문입니다. 동해안 저층 수온 변화가 남북으로 서로 반대되는 경향이 있었던 것입니다.

동해에서는 노가리를 굳이 잡을 필요가 없는 러시아 연안과 일본 연안에서도 1980년대 이후에 우리나라와 마찬가지고 명태 어획량이 줄어들었습니다. 우리나라 동해바다에서 1990년대 들어 명태 어획량이 확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지구 온난화를 비롯한 기후변화라는 것이 수산학자들의 논문에 나와있습니다. 명태는 1990년대 이후 서식지가 북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 동해안뿐만 아니라 위도가 비슷한 일본 홋카이도에서도 명태 어획량이 크게 줄었고, 그 북쪽인 오호츠크해에서는 오히려 늘어나는 현상이 관찰되었습니다. 결국에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명태 서식지가 북상 중인 것이죠. 동해 남쪽에서는 저층 수온이 오히려 내려가 1990년대 이후 아열대 어종의 서식처가 동중국해 쪽으로 수축되어버렸고, 대신 냉수성 어종이 동해 남부와 남해안에서 많이 잡히게 되었습니다. 반대로 북한 앞바다에서는 저층 수온이 급격히 올라가 냉수성 어종인 명태가 더 이상 서식하기 힘들어진 것입니다. 즉 기후변화에 따른 명태 서식지 북상이 명태 멸종의 주요 원인이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해양수산부에서는 너무 성급하게 결론 내려, 노가리를 키워 방류하면 명태가 돌아올 것이라 믿고 명태 방류 사업과 명태 양식 사업을 추진한 것이죠.

결과적으로는 명태 완전양식은 성공했습니다. 다만, 명태 실내 양식에 필요한 차가운 심해수를 끌어올리는데 드는 비용을 생각하면 경제성 문제를 해결하여 우리 식탁에 오르기까지는 아직 첩첩산중입니다. 명태는 우리나라 사람밖에 먹지 않아 수출을 통해 경제적인 성과를 달성하기도 힘들어 보입니다. 북한 해역에서 어쩌다가 남쪽으로 흘러와 소량으로 잡히는 명태를 보호하겠다고 해양수산부에서는 포획금지라는 규제를 시작해서 강원도 어업인들이 다른 물고기도 제대로 못 잡아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고 합니다. 방류한 명태를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계획한 것이 명태 포획 금지였는데, 잡히지도 않는 명태를 포획 금지하겠다고 하니 애먼 어업인들만 괜히 피해를 보는 것 같습니다. 

 

유퀴즈 출연한 문쌤 문상훈 명태 강의
 
문쌤 문상훈 명태 강의

오늘은 유퀴즈에서 문쌤 문상훈씨가 설명한 여러 이름을 가진 한국인의 소울 생선 명태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명태가 한국 해안에서 멸종된 것은 매우 아쉽고 비통한 일입니다. 지구온난화가 우리 밥상까지 이렇게 영향을 준다니, 항상 환경을 생각하며 지구에 이로운 방향으로 생활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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